경복궁 내 깊은 곳에 위치한 '건청궁'이 특별 개방되었습니다. 2023년 9월 18일까지 개방될 예정입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이번 특별 개방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현재까지 18일까지 진행 중인 특별 개방 기간 동안 방문자들은 조선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인 고종(1852∼1919)과 그의 아내 명성황후(1851∼1895)가 머물렀던 장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건청궁은 내탕금으로 경복궁에서도 깊숙한 곳에 조성된 곳입니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머무르던 장안당과 곤녕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안당은 왕의 집무실과 생활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곤녕합은 왕비의 공간으로 △왕비의 알현실 △생활실 △궁녀 생활실 등으로 조성되었습니다.
건청궁은 1873년에 건립되었으며, 을미사변이 발생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궁은 초기에는 역대 임금의 초상, 왕과 왕비, 왕세자 등의 의례용 도장, 임금의 글씨 등을 보관하는 곳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1885∼1896년 사이에 이곳이 중요한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1876년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고종과 명성황후가 이곳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건청궁은 고종의 개화 정책을 반영하고 중요한 정책이 결정되는 장소로 기능했으나, 일본인의 침입으로 인해 비운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결국 1907∼1909년에 헐려 사라졌지만, 2004년부터 문화재청이 옛 자료를 기반으로 재건하여 2006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건청궁은 장안당과 곤녕합을 포함하여 사랑채(장안당), 안채(곤녕합), 별채(복수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종 내외가 궁궐 안 북쪽에 새롭게 만든 이곳은 단청 기법을 사용하여 간소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건청궁 내부에서는 당시 궁중의 생활과 정무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장안당 대청은 왕의 집무실로 꾸며져 있으며,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와 왕의 의자인 '용상' 등이 있습니다. 장안당 서쪽 온돌방에는 또 다른 왕의 집무실이 있으며, 왕의 의례용 의자와 업무용 책상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왕이 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 생활실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특별한 장소로는 장안당 서쪽 누각인 '추수부용루'가 있습니다. 이곳의 창문을 열면 연못 위의 향원정을 감상할 수 있어 조선시대 궁궐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왕비 명성황후의 생활 공간을 엿볼 수 있는 장소들이 있으며, 서양인 여행자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당시 궁중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특별 개방 기간 동안 건청궁을 방문하면 조선시대의 궁궐 생활과 근대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건청궁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로서 그 가치를 지닌 곳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