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왕을 낳은 후궁의 사당]칠궁(feat.청와대)

복숭아군 2021. 12. 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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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급 생각나서 갔다온 칠궁.
전편을 다 본건 아니지만 2개 회차 정도를 본
(이것도 6화 7화를 본거 같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인상깊어서
나무위키 뒤지다가 칠궁이란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난 당연히 왕을 낳았으면 후궁이든 뭐든간에
종묘에 모시는 줄 알았는데
왕 엄마라도 얄짤 없었던 모양이다.
종묘에는 안모셨던걸 보면.
치사하고 아니꼽고
이 치사하고 아니꼬운걸
왕조차도 무력화시킬 수 없었던 걸 생각하면 참
뭐가 효고 뭐가 허례허식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칠궁은 하루 7회 입장시간이 정해져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쉰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단체관람(10명 이상)은 예약해야 하고,
10명 미만은 선착순.

근데 여기 많이 찾는 곳은 아닌거같아서
경쟁이 치열할 것 같지는 않다.


경복궁처럼 바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무궁화동산 내에 있는 칠궁안내부스를 찾아야 한다.
무궁화동산이나 칠궁 자체가 청와대와
바로 붙어있는 곳인지라
주차장은 없고, 버스를 타든가 택시를 타든가
걸어가든가(...) 해야 한다.

아침에 주무시는 엄마를 깨워 서둘러 출발.
난 종각역에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청와대 앞에 내려줘서 내렸더니
직원이 여기서 내리면 안된다고 빨리 무궁화동산으로
건너가라고 해서 호다닥 넘어옴.

청와대 처음 와보고, 사진찍고 싶지만
청와대는 보안상 사진촬영이 불가.
무궁화동산에는 어쩐지
청와대 경호원이라든가 직원이라든가
대기하는 사람들 외에 별다른 행인은 없어보였다.
근데도 어쩐지 부산스러움.

왜 동산이라고 이름붙였는진 모르겠지만 되게 작은 공원.
청와대와 북악산을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공원 자체는 협소한 편.

이 주변을 세종마을이라고 하나보다.
돌다보니 개와 함께 산책하는 주민도 있긴 하더라는...

여기 뜻밖의 유적(?)이 있는데
김상헌 선생의 생가 터가 있다.
설명으로는 이후 안동김씨의 근거지로 활용됐다고 한다.
가노라 삼각산아~ 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조의 주인공.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의 화의를 거절한 사람.
생각도 안했는데 신기했다.

안내부스 사진을 안남겼는데 되게 작지만
칠궁안내소라고 써있으니 찾기는 매우 쉬움.
관람시간 10분 전에 명부를 작성하고 관람시간이 되면
공원 건너편 칠궁으로 안내해준다.

그러면 문화해설사를 만나 설명을 들으며
같이 다니게 된다.
따로 문화해설사를 예약하거나 남는 스케쥴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없어 좋다.

왕실의 사당이니까 들어가면 바로 저 제실이 보이고,
설명을 들으며 제실을 지나간다.
부지가 아주 넓은 편.
원래 7000평이 넘었다가 도로가 나고 하면서
5000평 정도로 줄어들었다.

칠궁은 일곱 궁궐이 아니라 일곱 사당이라고 봐야 한다.
일곱명의 왕을 낳은 후궁의 제사궁(사당)을 고종 때
육상궁 부지에 일원화시킨 것.
지도에 육상궁이라고 쳐야 나오는 이유도
이 칠궁이 최근에 생긴 명칭이고,
원래 육상궁이었기 때문.

왕과 왕비는 '능'과 '종묘'에 모시고,
그 외에는 '원', '묘'라고 하는데
영조 때 후궁이어도 왕의 엄마니까 사당의 직제에 종묘 아래 '궁'이라는 단계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근데 궁 말고 새로운 단어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혜경궁 홍씨 처럼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궁호도 ~~궁으로 칭하는데 사당에도 ~~궁으로 하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 싶기도...
근데 천재적 왕이었던 영조가 한거니 다 이유가 있겠지...


아무튼 설명을 들으며 이렇게 안쪽으로 계속 들어간다.

육상궁 건물.
육상묘와 연호궁이라는 현판이 모두 붙어있다.
왜 육상궁이란 현판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육상궁은 숙빈 최씨의 묘.
영조의 어머니의 사당.
여기에 연호궁도 합사되어 있는데,
연호궁은 영조의 후궁이자
족보 상 정조의 아버지인 효장세자의 어머니,
정빈 이씨의 사당.
그러니까 족보상 정조의 친할머니의 사당.

정조의 진짜 친할머니이자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 이씨의 사당인 선희궁도 칠궁 안에 모셔져 있다.

이렇게 지나가면

냉천정.
바로 옆 제사 때 쓰던 우물인 냉천 옆의 전각이라
냉천정이라 한다.
영조가 굉장히 자주 왔었다고 한다.
숙빈 최씨의 제사를 준비하면서
휴식도 취하는 건물이었으니
당연히 영조 때 만들었을 것.
물론 유지보수는 해왔겠지만.

제사가 아니라도 영조가 자주왔을 것 같은게,
법궁인 경복궁에서 산책(?)겸 머리식히러 오기
적당한 거리.
창덕궁에서도 뭐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니까
워커홀릭에 열공하는 왕이었던 영조가 힐링할 겸,
엄마 생각 할 겸 오기 좋았을 듯.

왕이 힐링하는 장소 치고는 또 좀 너무 소박하긴 한데
여긴 자기 엄마 사당이니까 화려한 건물이 중요한 건 아니었을듯.
엄마를 추모하는 이렇게 넓은 사당을 단독으로 꾸릴 수 있는건 꽤 멋진 일이다.

오래된 느티나무.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보호수.

성덕임(의빈 성씨)의 묘는 여기 없다.
아들도 낳았고, 세자책봉도 됐지만 요절…
정조의 후계는 순조가 잇는다.

육상궁과 연호궁을 제외하고 나머지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은
하나의 섹터에 모아뒀다.

원래부터 그런건 아니고 칠궁의 부지가 도로 등으로 줄어들면서
전각들을 이동시켜서 이렇게 된 듯 보인다.
이 넓은 칠궁 부지에 건물이 뜨문뜨문 있는데
이 4개 전각이 너무 오밀조밀 모여있는게 좀 답답해보이긴 했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대빈궁인데,
대빈궁이 바로 장희빈의 사당.
유일하게 기둥이 네모기둥이 아니라 원기둥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설사와의 시간이 끝나고, 약간의 개인시간을 가지면서 사진좀 찍고서 나왔다.
(청와대가 바로 붙어있는데 청와대를 사진으로 찍게 되면 나갈 때 관리하시는 분이 폰을 검사한다... 청와대 초소에서 감시하는 듯)

청와대 옆이라 보존상태가 너무너무 좋고 깨끗하지만 그만큼 편하게 가긴 힘든 곳.
그래도 갔다가 슬슬 걸어서 서촌에서 밥먹고 집에 가면 깔끔한 한나절 서촌여행 나들이코스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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