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정을 계획하지 않고 떠났던 강릉여행.
호텔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체크아웃시간을 최대한 채우고 길을 나섰더랬다.
강릉시내에 있는 부동산 하나만 주변 체크 후,
동반자가 원하는 곳으로 향했다.
어차피 운전대도 그 사람이 쥐고 있으므로 난 아무 불만이 없었더랬다.
자기가 알아서 내비 찍고서 출발.
얼핏 보니 주문진이었다.
주문진 어딜 갈건가 일부러 안묻고 창밖을 보며 즐겁게 드라이브.
그리고 어디서부턴가 차가 많아지고 길은 좁아지고...
그렇게 서행하면서 길가를 보니
아니 여기가 바로 내가 가고 싶었던 도깨비 촬영지?
그러나 동반자는 개의치 않고 목적지를 향해 쭉쭉 지나갔다.
그리고 힘겹게 주차를 하고…
아 여기 카페 여러개가 하나의 주차장을 공유하는듯.
좁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넓은 것도 아니라 사람이 더 몰리는 시즌에는 차 대기 힘들 수도…
근처에 다른 주차공간은 없어보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지면보다 낮은 곳에 지어진
누가봐도 구옥.
가로로 길쭉한 건물이다.
아마도 아이스크림이 메인일 것만 같은 입간판.
ㅎㅎㅎㅎ
말도 안되게 햇살이 뜨거웠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땐 지금처럼 습하진 않았지…
1인1메뉴.
주차요금은 영수증 필참.
밖에서 본 것처럼 엄청 좁다.
그래도 옛날 구옥감성 넘치게
구옥을 최대한 활용한 인테리어.
세련된 레트로가 아니라 좀 더 와닿았다는.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기웃기웃…
할만한 곳이 많진 않다.
자개상.
이건 참 귀한 것이로군요.
툇마루같은 좁은 마루에 앉으면 주차장이 요렇게 보인다.
아이스크림 나왔다고 찾으러 들어가는 길.
깨알 디테일.
오 요거 탐난다.
요즘 태피스트리에 꽂혀있는데…
요런 나무쟁반에 아이스크림 두 개.
옥수수향이 나는 젤라또.
생긴건 그냥 기계로 내리는 콘아이스크림같지만
연한 옥수숫빛을 띠고 있고,
맛도 그러하다.
저 강냉이는 카라멜 코팅돼서 맛있음.
아이스크림 자체가 그럴듯하다 생각했는데
요 동화책같은 소개서를 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장이 젤라또 유학 다녀온 양반인 것.
평범한 주문진 구옥카페에 스토리텔링을 감성넘치게 얹어버렸다.
구수하지만 영리해!
구옥감성에 스토리텔링을 얹었는데 그게 도깨비촬영지 옆이다?
잘될 수밖에...
내가 목적지 정했으면 아마도 안갔을 곳이지만
동반자 덕분에 요런 로컬느낌 팍팍나는 곳도 가보고
좋은 여행이었다.
참고로 너무 햇살이 뜨거워서
도깨비 촬영지는 패스하고 바로 서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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